국사/고려

고려에서 제일 재위기간이 짧은 왕은? 제 12대 왕 순종은 누구인가?

윤여시 2020. 2. 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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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에서 제일 재위기간이 짧은 왕은? 제 12대 왕 순종은 누구인가?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이 왕이라지만 하늘의 뜻은 거역할 수 없는 법이다. 왕이 되어 천수를 다 누리고 싶어도 갑작스럽게 눈을 감는 것이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고려왕조 500년 동안 가장 짧은 재위기간을 누린 왕은 누구일까? 그리고 그 기간은 얼마나 될까? 

 

고려 순종의 릉 

|고려 왕 순종 그는 누구인가?

 

순종은 11대왕 문종의 장남이자 인예왕후 이씨 소생으로 1047년 12월에 태어났다. 8세 때 이미 태자로 책봉되었는데 1083년 7월 그의 나이 37세 때, 문종이 죽자 고려 제 12대 왕에 올랐다.

 

하지만 순종의 몸은 원래 병약하였고 그 아버지 문종이 죽자 그 슬픔과 상중의 고단함으로 인해 건강이 더욱 약해졌다. 이후 3개월 만에 병상에 누워 고려 왕조에서 가장 짧은 재위기간을 기록하게 된다. 

 

그는 죽음이 다가오자 자신의 동생에게 나랏일을 맡기고 다음과 같은 최후 조서를 내린다. 

 

"근자에 부왕의 유언으로 국가의 중요한 직책을 맡았으나 보잘것 없는 역량으로 외람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신하들과 함께 조상의 유업을 보전하고 공적을 영구히 빛내려 하였더니 뜻밖에도 거상중에 과도한 애통과 근심이 있어 병이 생기게 되니 일어설 수 없게 되었도다. 풍전등화처럼 위태한 몸을 이끌고 어찌 사직을 받들겠는가.

 

나의 아우 운은 원래 재능이 많고 덕행도 발전할뿐 아니라 자기 사업에 정통하여 정치의 잘잘못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 그가 왕위에 오르면 백성들의 기대에 보답할 것이니 내가 죽거든 즉시 정권을 잡게 하라

 

이제 새 왕에게 중대사를 의논하고 멀리 떨어진 신하는 군에서 애도의 뜻을 표하며, 임소를 떠나지말라 상복 입는 기간도 하루를 한달로 하고 검박하게 하라

 

아 슬프다! 사람의 수명이란 한이 있으며 났다가 죽는것이 한스럽다. 오직 바라는 것은 중대신들과 문무백관이 한뜻으로 충성을 다하여 새왕을 도와주기를 부탁하노라 이렇게 함으로써 국가 운명을 길이 유지하여 강토를 영구히 맡길 수 있다면 내가 당장 죽은들 무슨 여한이 있으리오"

 

고려사

|고려사에 기록된 순종

 

고려사에서는 순종을 이렇게 평하고 있다.

 

"부모가 죽어 3년간 상주 노릇을 하는 것은 임금으로부터 백성까지 매일반이다. 그러나 이른바 어머니의 상복을 입고 싸락죽을 먹으며 수척한 얼굴로 슬프게 우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탄복했다는 일은 옜날 중국 동문공 이후로는 듣지못했다.

 

그런데 순종은 아버지 문종의 상사를 당하여 과도하게 슬퍼한 나머지 병이 되어 4개월 만에 죽었으니 이를 옛날 제도에 비추어 보면 너무 지나친 바가 있기는 하나 부모를 사랑하는 정신만은 지극하도다." 

 

이를 토대로 봤을 때, 고려 순종이 얼마나 효심이 깊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안타깝게도 순종은 3명의 부인이 있었으나 자식이 없었다. 

 

제1부인 정의왕후 왕씨에 대한 기록은 찾을 수 없고, 제 2비 선의왕후 김씨는 경주사람으로 순종이 태자로 있을 때 간택되어 입궁했으나 그 아버지 문종이 심하게 그녀를 미워해 친정으로 쫒겨났다. 때문에 아이를 갖지못했으며 1130년 4월 인종에 명에 의해 순종의 사당에 합사된다. 

 

제 3비 장경궁주 이씨는 순종이 왕위에 오르자 책봉되어 입궁했지만 순종이 죽고 외궁에 거처하다 자신의 노비와 간통한 것이 걸려 쫒겨난다. 

 


고려왕중에서 가장 재위기간이 짧았던 순종. 안타깝게도 그의 후손은 끊겼지만 그의 효심만큼은 기억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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