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동양

단순히 종교 때문인가? 이슬람이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윤여시 2019. 10. 10.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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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종교 때문인가? 이슬람이 돼지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

세계 여러나라에서 자신들이 가진 문화, 환경, 종교 등의 이유로 식습관이 다른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이슬람 문화권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따라서 전 세계 무슬림을 상대하는 호텔이나 항공사 등은 물론, 이슬람 외교 사절단을 대접해야하는 자리라면 으레 돼지고기가 들어간 음식 등은 철저히 금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슬람은 왜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일까? 단순히 종교적 이유 때문에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것일까? 무슬림들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는 좀 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코란에서 명시한 먹지 말아야 할 음식 '돼지고기'

출처: 교육부 이미지

이슬람의 최고 경전인 코란에서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 정확히 명시하고 있다. 이슬람 문화에서는 먹어도 되는 것으로 허용 된 할랄, 금지 되어야 할 하람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할랄과 하람에 기재되지 않은 것은 무슬림들에게는 모두 허용된 식자재라고 전해진다. 다음은 코란에 기재된 돼지고기를 먹으면 안되는 이유이다. 

 

믿는 자들이여,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부여한 양식 중 좋은 것을 취하고 그 분께 감사하고 그분만을 숭배하라. 죽은 고기와 피와 돼지고기를 먹지 마라. 그러나 고의가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먹는 경우는 죄악이 아니다.  - 코란 2장 172~173절

 

또한 코란의 다른 구절에서도 먹을 수 없는 육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하느님의 이름으로 잡지 않은 것, 목 졸라 죽인 것, 때리거나 떨어트려 죽인 것, 야생동물이 먹다 남은 고기나 우상에 제물로 바쳐졌던 고기 등 돼지고기를 비롯해 죽은 고기 등에 대한 금지사항을 써 놓았다. 

 

나하가 마호메트의 언행록인 하디스에서는 맹수, 독수리, 매, 송골매 등 조류 등도 먹어서는 안될 동물로 규정해 놓았는데, 결국 이는 지상에서 육식을 하려면 양,소, 염소, 낙타 등과 같은 초식동물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고기로 한정한 것이다. 단, 해산물들은 죽은 것들도 모두 먹을 수 있으니 이는 또 특이한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왜 하필 돼지고기일까?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피했던 이유, 낙타의 월등함

사실 육식중에서 유독 돼지고기를 금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많은 견해가 있다. 돼지고기가 보유한 인간의 몸에 해로운 해충들이나 사막 기후를 버티지 못하는점은 물론, 이슬람권이 위치한 아라비아의 환경과 삶의 방식을 고려하면 돼지고기는 상당히 비효율 적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기는 물론 인간에게 젖도 제공하지 못하는 돼지고기는 분명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며 이는 사막의 동반자인 낙타와 비교할 때 더욱 뚜렷하다 할 수 있다. 

 

아랍지역 중 메소포타미아 평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이 건조 기후로 주로 유목이나 오아시스 주변의 농경 생활이 주된 생활 환경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오아시스를 중심으로 유목생활을 하는 아랍인들에게는 오랜 옛날부터 이미 의식주를 책임지는 낙타와 양의 사육이 중요했고, 대추야자로 대표되는 식물성 식량을 함께 키우며 음식을 해결했다.

 

특히 유목사회에서 가축은 수송과 이동, 의식주, 전쟁 수행 보조 기능 등이 필요했는데 이런면에서 낙타는 이미 돼지를 압도하는 중요한 생존 수단이었다. 또한 400킬로그램 이상의 짐을 적재해도 물이나 식량의 보급 없이 400km를 걷는 말도 안되는 수송력을 지니고 있었고 한마리당 200kg가 넘는 고기의 양은 물론이거니와 젖까지 함께 먹을 수 있어 그야말로 유목민들에게는 축복과 같은 동물이었던 것이다

 

또한 낙타의 많은 고기의 양을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훈제를 만들거나 소금으로 염제하고 향료나 양념을 바르거나 사막의 모래구덩이에서 발효시켜 육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레시피들이 발전했다. 여기에 낙타젖으로는 요구르트, 라반, 치즈 즈, 버터까지 얻을 수 있으니 낙타의 효율성은 유목민들에게는 독보적이었다.

 

이뿐인가 낙타 가죽으로는 텐트나 신발, 털로는 카펫이나 짤개등도 만들어 사용했으며 낙타오줌으로는 샴푸 대용까지 사용했고 그 똥은 연료로 사용되니 아랍인들에게 낙타는 곧 생존이었다. 따라서 낙타에 비해 돼지는 한없이 보잘 것 없이 보였으리라 짐작되며 이는 곧 돼지고기에 대한 혐오로 이어졌을 것이다. 

 

|무슬림이 돼지고기를 피했던 이유, 돼지의 생태

 

 

앞서 말한 것처럼 코란에서는 돼지고기를 금지하고 있다. 종교적 관점에서 피의 순수성과 동물의 품성을 중시하는 돼지고기는 병원균이 많고 게으른 품성을 가진 것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종교적 관점 말고도 낙타에 비교하여 월등히 그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점 역시 분명 돼지에 대한 혐오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돼지가 아랍인들이 피해야할 식품이 된 이유는 돼지의 생태환경이 그 정점을 찍는다 하겠다. 돼지는 지방질과 병원균 함유로 인해 자연 상태에서 쉽게 부패하며 건조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존식품을 만들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바로 먹지 않는 이상 고기의 기능이 부족하다. 

 

또한 인간에게 젖을 제공하지 못한다. 거기다 돼지가죽, 털, 뼈, 배설물도 아랍인들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며 잡식동물인 돼지에게는 의식주 모든 부분에서 아랍인들에게는 비효율적인 동물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수송, 이동은 불가능하고 전쟁시 보조 기능 역시 없다. 이것이 바로 이슬람 문화권에서 돼지고기를 금하게 된 이유이고 이는 당시 종교적인 관점에도 적용되었을 것이라 보여진다. 


이슬람권 문화가 돼지고기를 금기시된 이유는 종교적 이유가 분명하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좀 더 복잡하고 자세한 뜻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문화의 상대성 측면에서 존중되어야 할 권리이며,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는 또 다른 측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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