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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은 굿이지만 내용은 글쎄? 세계관 좋은 애매한 영화 모털엔진 후기

윤여시 2020. 4. 5.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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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은 굿이지만 내용은 글쎄? 세계관 좋은 애매한 영화 모털엔진 후기

내용은 별로지만 세계관만큼은 좋은 영화가 여기 있다. 개인적으로 특이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영화를 좋아하는터라 보게 된 영화 <모털엔진>, 단골 소재인 전쟁 이후 멸망한 인류들의 삶을 다뤘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마냥 이동하는 움직이는 성을 보면 이런 상상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모털엔진 어떤 작품일까? 

|세계관만큼은 압도한다 모털엔진

 

3000년대 초, 전 세계가 양자 무기를 사용한 단 60분 전쟁으로 망하고 살아남은 인류는 움직이는 성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런던>과 이에 반대하고 정착생활을 중심으로 큰 성을 짓고 살아가는 <저항세력>등으로 나뉘어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적대세력이며 견인도시 <런던>은 저항세력을 부수고 세계를 점령할 생각을 갖는다....

 

특별한 세계관은 <견인도시 연대기라는 소설>의 원작을 그대로 따랐지만 이를 표현해낸 사람은 바로 피터잭슨. 반지의 제왕을 연출했던 피터잭슨이 만들어 낸 영화인지라 펼쳐지는 배경이나 표현력만큼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영화 초반 <런던>이 작은 움직이는 성 <광산타운>을 강제로 점령하는 장면만큼은 오히려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큼 대단하다. 

 

또한 상징성 있는 움직이는 모털엔진인 런던 말고도 하늘에 떠 있는 에어 헤이븐, 극지의 쇄빙선도시, 성벽도시 구샤이오 등은 영화 내용을 떠나서 누구든지 호기심을 갖게 하고 흥미를 느끼게 한다. 특히 극중 견인도시 런던안에서도 밑에 하부에 사는 사람들부터 꼭대기에 사는 사람들까지 계급별로 나누어져 있고 층층별로 모두 모습도 다르기에 마치 영화 <설국열차>를 보는 듯한 느낌도 살짝 받을 수 있다.

 

이 말고도 노예시장이라든지 연합함대, 최종무기 메두사의 위력 등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영화는 재미없을 수 있지만 기억에 남는 몇장면은 남기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내용은.. 좀.. 너무 광활해서 그런가?

 

아무래도 기나긴 소설을 영화에 담아내려 해서 그런지, 배경과 세계관은 놀랍지만, 내용은 그닥 기억에 남지는 않는다. 여기에 사랑, 복수, 사이보그(?)의 마음, 세계정복의 야욕 등이 모두 섞이면서 영화는 하나하나 풀어내기에 급급하다. 여기에 보여줄 것도 많으니 이것저것 런닝타임 2시간에 때려 박았다. 

 

앞서 말했듯이 설국열차, 터미네이터 등등을 합쳐 놓은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뭔가 있어 보일 것처럼 나왔던 극중 여주인공 헤스터쇼를 사랑했던 사이보그 슈라이크는 왜 나왔는지 모를 정도로 허무하다. 사이보그의 사랑을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긴한데... 

 

뿐만 아니라 영화의 배경 자체가 넓다보니 제국주의 하면 단연 떠오르기 마련인 영국 <런던>이 다른 도시국가들을 잡아먹는 장면 등이 담기면서 약간 제국주의의 재연 같기도 하고, 나름 빈부격차 등을 표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밖의 다양한 메시지 자유, 사랑, 모성애 등을 전해줄 것 같기도 했지만 이 모든 것이 합쳐지면서 모두 물거품이 되었다. 덕분에 영화의 개연성도 살짝살짝 떨어지고 그래서 결국 영화의 주된 메시지는 바로 볼.거.리. 밖에는 없다.

 

차라리 각 도시의 이름을 딴 움직이는 성들간의 전투 등을 더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니, 약간 <매드맥스> 느낌을 차라리 내봤다면 하는 느낌도 든다. 

 

|시간 보내기에는 충분하다 ... 세계관 좋은 영화를 찾는다면? 추천

 

내용은 재미없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영화를 보는 내내 기대되는 장면들은 있다. 바뀌는 장면 하나하나 마다 뇌리에 각인된다는 것이다. 메마른 대지, 파란 하늘, 거대한 장벽 뒤에 있는 도시, 바다 감옥 등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내내 내용은 그냥 밋밋하게 넘어가지만 눈의 동공만큼은 커지기 충분하다. 모털엔진을 보고 무엇을 기억하느냐고 물어본다면 볼거리와 황홀한 그래픽을 뽑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또한 영화 속 내용에서 다소 약한 메시지들이 장면 하나하나에는 담겨져 있으니 보는 관객으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게 하기에는 나름 성공한 영화라 할 수있다. 

 

그래서일까 내용만 생각하면 굳이? 이지만 한 번 경험하기에는 좋은 영화다. 부담 없이 화면에 따라 술술 넘어가니 자막이 없어도 재미있는 영화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아마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30만명도 채 보지 않는 등 흥행에 참패 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그 세계관 때문이라도 한번은 볼법 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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