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 이이첨 그는 과연 누구인가?
광해군 시대 정권을 잡은 주요 대신 이이첨.. 후세는 그를 간신이라 평가하고 있으며 광해군이 폐위 될 당시 가장 먼저 처형된 인물인데.. 이번 <정명공주>에서도 인상 깊은 악역으로 표현 될 예정인데 이이첨 그는 과연 누구일까?
정명공중에서 광해군의 심복으로 등장 할 이이첨 역을 맡은 정웅인 |
|이이첨 출생과 성장
이이첨은 연산군 시절 최고의 훈구파 수장으로 잘나가던 이극돈의 5대손이다. 특히 이극돈은 철저하게 사림파를 탄압하고 죽인 무오사화를 일으킨 인물로써 연산군 시절 잘나가던 인물 중 하나였다. 그러나 연산군이 폭정으로 물러나며 이극돈의 가문은 몰락의 길을 걸었으며 끝없는 천대와 멸시를 받는 가문으로 소문이난다.. 때문에 이극돈 이후 그 자손들은 벼슬에조차 오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가문이 몰락했다. 또한 1560년 이극돈이 태어난 후 그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고 홀어머니 밑에서 늘 가난과 싸워야 했다. (참고로 이극돈에는 아우 이극균이 있었는데 이극균의 5대손이 바로 한음 이덕형이다.즉 이극돈의 5대손은 이이첨, 이극균의 5대손은 이덕형으로 둘은 먼 친척관계다)
그러나 머리는 영특했기에 1582년 23살의 나이로 당당히 과거시험 소과에 급제 하였고 말단 직인 광릉 참봉부터 벼슬 생활을 시작한다. 광릉참봉은 세조의 무덤인 광릉을 감독하는 공무원으로 벼슬 자리라기보다는 그냥 한직에 불과 했지만 그는 조그마한 벼슬자리라도 만족해야 했다. 물론 이이첨의 영특한 머리로 왜 대과에 도전 안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자신의 가문의 한계와 홀어머니 그리고 가난을 벗어나는게 급선무라 판단했던 것 같다. 또한 어머니를 향한 그의 효성으로 효자 정문까지 세워졌다는 것을 보아서 이이첨은 상당한 효자이었던것만은 확실해보인다.
또 이이첨은 어렸을때부터 가난한 집안환경에도 후에 임진왜란의 의병장이자 대북파의 영수, 그리고 자신의 정치적인 뒷배가 되어주는 정인홍의 문하에서 공부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광해군 시절의 이야기는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 되었다. |
|이이첨 임진왜란으로 일어나다
조선 전국이 왜군의 군화발에 짓밟힌 임진왜란이었지만 이이첨에게는 생애에 3번 오는 기회중 하나였다. 임진왜란이 터지고 왜군이 무섭게 한양으로 돌격해오자 선조를 비롯한 조정 대신들은 수도 한양을 버리고 급히 북으로 올라간다. 이에 이이첨은 자신이 지키고 있던 세조의 영정을 챙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왜군과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우선 이이첨은 급한대로 의병을 불러모아 광릉을 지켰는데 그는 죽을 각오를 다해 세조의 영정을 사수하며 선조를 찾아 의병과 함께 북쪽으로 향한다. 고생 끝에 마침내 이이첨은 세조의 영정을 들고 오랜 피난길에 지쳐 있던 선조를 만나게 되고 세조의 영정을 바치니 선조가 감격 하며 이이첨에에게 큰 상을 내리고 감사를 표한다.하급 관리가 하루아침에 임금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이 일을 계기로 조정에 이이첨이라는 인물의 이름이 처음으로 알려지게 된다.
민간신앙에 나온 세조의 어진과 또 다른 세조의 어진... 물론 이이첨이 구한 어진은 아니다. |
|이이첨 자신의 주군 광해군을 만나고 왕위에 올리다.
영정 사수를 계기로 이이첨은 선조의 총애를 배경으로 승승장구 하기 시작한다. 1594년 전쟁중 열린 과거시험에서 당당히 대과에 급제하며 높은 벼슬로 향하는 문을 열었고 1598년이었던 선조 30년 사간원정언을 거쳐 병조좌랑 자리에 있던 이이첨은 세자시강원 사서로 발령 받게 된다. 세자시강원은 세자의 학습을 돕는 자리로 세자를 보필하는 비서 비슷한 자리였는데 이때 세자가 바로 장성한 광해군이었다. 이때부터 광해군과 이이첨의 인연이 만들어지게 된다.
임진왜란이 끝난 1602년 선조는 전쟁중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급히 세자로 세울 수 밖에 없는 광해군에 싸늘해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젊은 중전마마 인목왕후에게서 1606년 정명공주와 영창대군을 얻었고 선조는 광해군을 밀어내고 내심 영창대군을 세자로 지명할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당시 조정은 영창대군을 지지하는 유영경을 필두로한 소북파와 광해군을 지지하는 정인홍이 이끄는 대북파로 나누어지게 되는데, 이이첨은 자신을 총애했던 선조를 뒤로한채 자신의 인생이 걸린 두 갈랫길에서 자신과 인연이 있던 광해군과 자신의 스승 정인홍과 함께 대북파의 행동대장으로써 활약을 택한다.
이이첨은 영창대군을 옹립하자는 유영경에 맞서 다음 왕위를 광해군이 물려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미 영창대군을 세자로 삼기 위해 노력하던 선조로써는 이이첨의 이 같은 행위에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유영경은 선조에게 이이첨을 귀양 보내야 한다고 주장을 했고 선조는 이를 받아들여 이이첨을 귀양 보내기로 하는데 이때가 선조 41년 1월 26일인 1608년 3월 12일이었다.
하지만 이이첨은 곧바로 귀양을 떠나지 않고 있다가 5일 후 선조가 죽었고 광해군은 어린 영창대군 대신 왕위에 오르게 된다. 광해군이 왕위에 오르면서 그를 지지했던 이이첨은 일등공신으로 당연히 귀양은 물건너 간 이야기가 되었가 이때부터 그의 탄탄대로가 열리기 시작한다.
드라마 왕의여자에서 이이첨 역을 맡은 배우 임혁 |
|이이첨의 승승장구와 잘못된 생각
광해군이 왕위에 오르자 광해군을 막았던 유영경을 비롯한 소북세력들은 참혹하게 처형되거나 귀양을 가며 조정에는 세력이 남지 않는다. 그러나 이이첨은 이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광해군을 조금이라도 위협하는 세력이 있으면 즉각 제거하는 행동 대장 역을 맡았는데 먼저 광해군의 형인 임해군을 죽이는데 앞장섰고 1613년 조령에서 발생한 강도 사건을 역모사건으로 확대 조작시켜서 인목대비의 외가를 멸문지화 시키고 영창대군을 죽였으며 인목대비를 폐위하는데 여론을 몰아 그 반대 세력을 완전히 제거 해버린다.
이후 1612년 김직재 옥사, 1617년 경운궁 투서 사건을 통해서 역모사건을 지속적으로 일으키며 반대세력을 숙청하는데 앞장섰는데 이 모습이 마치 자신의 조상이었던 이극돈이 연산군 시절 날아다녔던 것처럼 똑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여튼 이러한 행동을 통해 광해군의 신임을 얻고 같은 대북이었지만 경쟁자이기도 했던 유희분보다 더 우위를 점한 이이첨은 한가지 간과한게 있었다. 바로 연이은 증거도 불확실한 역모조작으로 광해군 정권의 명분을 약화시키고 수많은 적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이첨은 실제로 광해군에게 과도한 충성을 보이며 이러한 역모조작을 감행했지만 광해군이 잘했던 호패법(우리의 주민등록법처럼 백성의 신상을 기록하는 제도, 왕권이 강해질 수 있기에 양반들은 싫어했다.)이나 실리를 중시하는 외교(지는 명나라 대신 뜨는 청나라와 이중 외교를 하며 정세를 이용하려 했던 광해군의 외교) 대동법 등에서도 끊임없이 제동을 걸며 좋은 정책에서는 광해군과 반대되는 행동을 했는데 이는 모두 자신의 이익과 생각과 다르면 언제든지 광해군에 대한 충성을 거두는 이이첨의 간교함이라 생각 할 수 있다.
인조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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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첨의 최후
영원할 것 같았던 이이첨의 인생도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쫒겨나면서 그 막을 내리게 된다. (인조반정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광해군은 '이이첨이 일으켰느냐?'라고 할 정도로 이이첨의 세를 주목할만한 일화도 전해진다.) 반정 당일 이이첨은 고향으로 도망가려다가 붙잡히게 되었고 "자신은 충신이라 주장하며" 처형 당한다. 그의 나이 그때 64세였다. 인조반정을 통해 그의 세 아들 역시 처형당하였고 이이첨, 정인홍의 처형으로 대북파는 완전히 없어진다. 이후 1908년 대한제국 말에 정인홍은 복권 되었으나 이이첨은 복권에서 제외 당하며 간신으로 남아 있다.
하지만 현재 광해군, 정인홍 등이 취했던 실리외교와 기타 정책들로 인해 다시 재조명 받으면서 이이첨 역시 재조명을 받고 있는데 하지만 폐모론과 각종 역모사건 조작 등으로 인해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것도 사실이다. 권세가 막강했던 것에 비해 착취나 부패는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출세욕과 명예욕은 있는 듯 보이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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