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조선

암살부터 주술까지 파란만장했던 정조 3대 역모 사건

윤여시 2021. 12. 2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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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부터 주술까지 파란만장했던 정조 시대 3대 역모 사건

사도세자의 아들로 목숨까지 위협 당하며 힘들게 왕위에 오른 왕 정조, 하지만 그가 왕이 된지 얼마되지 않아 조선 역사상 최초로 정조를 죽이기 위한 암살단이 궁에 침투하는 일까지 벌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정조 때에는 유난히 역모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데, 암살 및 주술 사건을 포함하여 정조 시대 벌어진 3대 역모 사건을 살펴보려 한다. 

 

|첫번째 역모 : 정조 암살 시도 사건 - 정유역변

- 발단

정조는 자신이 즉위식날 모든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자신을 사도세자의 아들이라 칭했다. 정조의 이 말은 사도세자를 죽게하였고 세자 이산(정조)을 왕위에 못 앉게 하기 위해서 끊임 없이 음모를 펼쳤던 노론에게 있어서는 선전포고와 다름없는 말이었다. 

 

정조는 왕위에 오르자마자 사도세자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인물들에 대한 숙청을 실시하였고 홍인한과 결탁해 자신을 견제하는 화완옹주의 양자 정후겸을 귀양보내고 화완옹주를 시녀로 강등시킨다. 이때부터 화완옹주는 정씨부인 즉, 정처라 불리게 된다. 

 

이후 홍인한을 귀양보내고 정순왕후 김씨의 오라비 김귀주도 유배보낸다. 또한 영조의 후궁 숙위 문씨의 작호를 박탈하고 사저로 내쫒고 사약을 들게 했으며 그 오라비 문성국을 사형시켰으며 그 가족을 연좌시켜 종으로 만든다. 이렇듯 정조의 피의 복수가 시작된 것이다. 

 

실제 정조의 암살시도에 도움을 준 궁녀 월혜

- 진행

정조의 피의 복수가 시작되자 당시 조정을 장악하고 있던 노론 역시 살기 위해 악수를 둔다. 그 중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여한 홍계희의 집안이 반란에 앞장선다. 홍계희는 이미 정조가 즉위하기 전에 죽긴 했지만 그의 아들들이 정조 즉위 후 숙청을 당하자 암살을 계획한 것이다. 

 

특히 홍계희의 아들 홍지해는 홍인한과 스승과 제자 사이였기에 암살 계획에 적극 뛰어든다. 홍계희의 손자이자 홍지해의 아들인 홍상범이 암살단을 궁으로 보내 정조를 죽이려 한 것인데, 이는 조선 개국이래 처음 있을만한 경악할만한 사건이었고 그 어떤 명분도 없는 말도 안되는 행위였다. 

 

 

홍상범은 우선 천민 출신 장사 전흥문을 돈과 여자로 포섭해 행동책으로 삼고 궁성 호위 군관 강용휘를 포섭했으며 그의 딸 궁녀 강월혜까지 포섭하였다. 이후 칼과 철편을 들고 대궐 담을 넘어 정조가 머무는 경희궁 존현각 지붕까지 올랐으나 호위무사에게 발각되어 그대로 도주한다. 

 

도주한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달 뒤, 다시 한 번 경계가 약화된 틈을 타 궁을 넘어 정조를 암살하려다 발각되어 체포 당하며 끝이 나게 된다. 이후 이를 주모한 홍상범은 잡혀 사지가 찢겨 죽었고 풍산홍씨 가문 역시 줄줄이 엮여 목숨을 잃게 된다. 이를 정유역변이라한다.

 

 

조선왕조 최초의 궁을 침입한 자객? 정조의 암살시도 정유역변

조선왕조 최초의 궁을 침입한 자객? 정조의 암살시도 정유역변 자신의 아버지 사도세자가 죽고 사도세자의 죽음에 관여하였던 신하들은 그의 아들 세자 이산, 그러니까 정조가 왕위에 오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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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역할을 맡은 김상중과 이서진

|두번째 역모 : 주술로 정조와 홍국영을 저주하다  

정조의 암살 시도에 대해 범인들이 잡히고 대대적인 조사가 들어가는 시점에 홍계희의 조카인 홍술해의 아내 효임이 주술을 이용해 정조와 홍국영을 살해하려한 사건이 일어난다. 

 

심지어 홍술해는 돈 4만냥과 조 2500석, 소나무 260그루를 도둑질했다 사형당할뻔한 것을 정조가 등급을 감해줘 유배형으로 마무리 된 인물이었다. 그런데 그의 부인 효임이 영험하다고 소문난 무당 점방과 함께 정조와 홍국영을 저주하여 죽이려 했던 것이었다. 

 

당시 주술은 도성의 동서남북과 가운데 우물물, 홍술해집 우물물, 홍국영집 우물물을 섞어 홍술해 집에서 섞은 후 홍술해 우물에다 쏟고, 붉은 안료로 홍국영과 정조의 얼굴을 그리고 홍국영 집 앞뒤에 묻고 화살에 얼굴그림을 얽어매고 공중에 쏘면서 죽을 것이라는 저주를 퍼부은 행위였다. 

 

물론 현실에서 먹힐일은 없었지만 발각되어 모두 사형당한다. 

 

|세번째 역모 : 은전군 추대 사건

노론은 안그래도 자신들이 죽으려던 판에 역모마저 발생하자 살 궁리를 해야했다. 그러던 중 아주 좋은 기회를 만나게된다. 바로 사도세자의 서자이자 정조의 이복동생인 은전군 추대 사건이 그것이다. 

 

그 내용은 이러하다. 

 

정조의 암살시도에 대한 국청이 계속되는 중에 이번에는 홍상범의 4촌 홍상길이 뜬금없이 은전군을 추대하려 했다고 말한다. 사도세자의 서자에는 은언군, 은전군, 은신군이 있었는데 이중 은언군은 영조때에 죽고 은전군, 은신군이 남아 있었는데 은전군을 지목한 것이다.   

노론은 이때다 싶어 은전군을 죽여야 한다며 들불같이 나서기 시작한다. 사실 홍상길의 주장 외에는 증거라고는 하나도 없었지만 노론은 오직 살아남기 위하여 은전군의 사형을 요구했다. 

 

기록에는 영의정이 신하를 거느리고 44번이나 정조에게 찾아가 은전군의 사형을 외쳤다고 하는데 정조가 끝내 거부하자 신하들이 은전군을 끌어내 자결을 하라고 강요하는 등 몹쓸짓을 한다. 노론은 철저히 국면전환용으로 왕족의 역모죄를 들고 나온 것이다. 

이 같은 신하들의 간언에 정조는 어쩔 수 없이 은전군의 자결을 명했고 결국 16살의 나이로 은전군은 죽고 만다.  


정조의 암살부터 주술 그리고 왕족 추대 사건까지 한번에 몰려온 이 사건을 정조 3대 모역사건이라 하는데, 당시 정조가 우여곡절 끝에 왕위에 올랐음에도 노론이 얼마나 조정을 장악했는지를 볼 수 있는 사건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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