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정의 이정출 실존 인물 의열단 황옥 그는 누구인가?
일제 강점기, 나라를 찾고자 목숨을 바친 우리나라의 여러 독립투사들은 은밀히 일제의 주요인물과 거점들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자 하고, 일제 역시 이를 막기 위해 여러 밀정들과 정보력을 활용하기 시작한다. 이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영화 <밀정>이다. 극중 배우 송강호가 맡은 이정출이란 인물은 실제 황옥이라는 인물을 모델로 하였다고 하는데, 황옥 그는 어떤 인물일까?
1. 황옥의 출생과 성장
황옥, 그는 아직 독립투사인지 아니면 일제 밀정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그의 인생은 분명 우리 독립을 위한 노력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이야기이다.
황옥은 지금의 경상북도 문경에서 3남 3녀중 차남으로 1887년 태어났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내려오는 양반 집안으로 우리가 잘알고 있는 조선을 대표하는 정승인 황희의 19대손이기도 하다.
그의 집안은 앞서 말한 것처럼 양반가였기 때문에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 집안으로 황옥 역시 당시 정세와는 달리 어려움 없이 성장한다. 황옥은 지방 최초 신학교인 도천학교에서 신학문을 배우기도 했는데 이 역시 그의 집안이 꽤 잘 살았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황옥이 1907년 스무살이 되던 해 곳곳에서 의병전쟁이 일어나면서 집안은 망하게 되었고 이후 전국을 떠돌게 된다. 그러나 황옥은 일본어를 배우며 평양, 진남, 해주, 부산 등에서 통역원, 서기 등으로 일을 하기도 한다.
2. 황옥의 일제 경찰 생활
황옥은 재판소 통역원 서기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1920년 당시 경기도 경찰부에 특채로 뽑혀 경찰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1922년 경찰 간부인 경부로 승진한다. 사실 일제는 초반에는 조선인들을 무작정 탄압하는 무단통치를 시행하면서 조선인들의 경우 경찰, 군인, 공무원 등의 선발을 제한하는 정책을 벌였는데 3.1운동 이후 일제가 우리나라 민족을 분열시키는 이른바 문화통치를 시행하면서 조선인들도 경찰 간부 등으로 채용을 한다. 황옥 역시 이즈음 하여 경찰이 된셈이다.
그러나 황옥이 올랐다고 하는 경부 계급은 지금의 5급정도 해당하는 직위로서 아무리 조선인들을 경찰에 채용하게 해준다고 해도 쉽게 오를 수 없는 계급이었다. 따라서 황옥이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경부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상당한 실력과 일제로부터 신임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여튼 여기까지만 보면 황옥은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고 독립투사들을 잡아들이는 일제의 잔혹한 경찰 간부였다. 하지만 황옥은 달랐다.
- 황옥 의열단에 합류하다
황옥은 사실 독립운동에 대한 꿈이 있었다. 그는 1919년 평양법원 서기로 근무하던 때에 독립운동을 하기 위해 상하이로 망명했지만 그가 일제 밑에서 서기나 통역원 역할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밀정으로 의심 받아 생명까지 위험하게 되어 다시 귀국한다.
상하이에 망명했다 경성으로 돌아온 황옥에게 총독부는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경위를 물었고 황옥은 하는수 없이 자신이 본 상하이의 독립운동 현황을 보고한다. 이를 통해 그가 일제의 신임을 얻어 경찰로 채용될 수 있던 것이다. 이때부터 황옥은 겉은 일제의 경찰이었지만 뒤에서는 독립투사들을 돕는 역할을 하며 비밀리에 독립운동을 돕고자한다.
그러던 중 당시 독립무력투쟁을 계획하는 약산 김원봉이 이끄는 의열단의 단원 김시현을 만나게 되고 황옥은 독립운동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다. 하지만 초기에는 약산 김원봉을 비롯하여 다른 의열단원들은 일제의 밑에서 경찰 생활을 하고 있는 황옥을 쉽게 믿지 못했다. 그럼에도 김원봉이나 의열단 입장에서 황옥을 놓을 수 없었던건, 김시현이 바라본 황옥이 진심이라면 의열단 입장에서는 적들의 고위 간부를 통해 좀 더 다양한 독립투쟁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의열단은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황옥은 1923년 종로경찰서에서 발생한 폭탄 투척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중국 톈진으로 향하고 이곳에서 의열단의 리더 김원봉을 만나 마침내 의열단에 합류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의 첫 계획은 고성능 폭탄을 국내로 반입하여 일제의 거점을 쳐부수고 주요 요인들을 암살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3. 황옥과 의열단 실패로 돌아가다
1923년 황옥과 김시현 그리고 의열단원들은 폭탄과 권총을 열차를 통해 밀반입하고자 하였고 신의주에서 경성으로 떠나는 열차를 탄다. 이렇게 물흐르듯 진행되는 사상최대 폭탄 밀반입은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일제에게 발각 된다. 그 이유는 의열단과 함께 폭탄 밀반입을 계획한 고려공산당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고려공산당은 1921년 상하이 등에서 조직된 독립운동 단체인데 이들이 적극적으로 폭탄 밀반입을 돕는데 도움을 주긴 했으나 이들은 의열단과는 달리 보안작전 등에는 투입 된적이 없었기 때문에 폭탄을 보관하는 등에서 허점이 노출되었고 일제의 밀정에게 발각되면서 해당 작전은 실패로 돌아간다.
일제는 황옥, 김시현을 비롯한 당시 작전에 가담한 모든 의열단원들을 검거했다. 이렇게 의열단의 야심찬 계획은 허무하게 실패로 돌아간다.
4. 황옥 법정에서 의열단을 부인하다
이른바 '황옥경부폭탄사건'은 이렇게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동아일보, 조선일보, 매일신보 등에서 잇따라 해당 사건을 다룬다.
곧 법정에서 황옥과 의열단원들의 재판이 열린다. 그런데 이때 황옥은 눈물까지 흘리며 자신이 일부러 의열단을 모두 잡고자 김원봉 등에게 다가가 폭탄 반입을 돕는 척 했을뿐이라며 주장하며 억울함을 밝혀달라고 한다.
이를 본 김시현과 의열단원들은 황옥의 바뀐 태도에 분노하며 원통함을 감추지 못한다. 이들은 황옥을 배신자라고 생각하며 울분을 토한다.
- 황옥은 독립운동가인가? 밀정인가?
앞서 말한것처럼 황옥은 법정에서 그는 동지들을 배반하고 자신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태도를 보였고, 더 나아가 그 자신이 밀정이라고 하며 일제 법원에 비굴하게 숙이는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후에 김원봉의 회고록과 동료 김시현, 의열단원 유석현이 남긴 회고록에서 황옥은 독립투사였으며, 만약 일제에 체포될시에는 의열단으로 향하는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황옥만큼은 거짓 자백을 해서라도 살아남아야 했다는 황옥을 변호하는 기록이 발견되면서 다시 한 번 황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진다.
또한 그가 이 사건 이후 독립운동에 참여했다는 기록은 없지만, 그의 옛 동지들과 의열단원과 친분을 유지하면서 쭉 지내왔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그를 독립운동가로 봐야 한다는 설이 더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여튼 황옥은 재판에서 범행을 부인했지만 결국 김시현과 함께 징역 10년을 받았으나 복역 중 장결핵과 폐렴으로 1925년 가출옥 상태로 지내다가 1928년 재수감 그리고 1929년 가출옥하고 병상에서 지내게 된다. 이후 해방을 맞이하고 1949년 반민특위 재판에 증인으로서 참석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그러나 1950년 제 2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갔다 낙선하였고 얼마 후 발발한 6.25전쟁 때 납북되어 그 이후 행적은 남아 있지 않아 그가 독립운동가였는지 밀정이었는지는 이제 영원히 알 수 없는 사실이 되었다.
지금까지 영화 밀정의 주인공 실존인물 황옥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1919년 3.1운동 이후 우리나라를 향한 일제의 통치는 더욱더 교묘해졌고 악랄해졌으며 감시는 더욱 강해졌다. 그런 시대에 맞서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쓰러져 갔지만 절대 독립에 대한 꿈을 포기 하지 않았다. 그런중에 황옥 같은 인물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졌고 기록되어졌다. 다시 한 번 독립을 위해 몸바친 순국선열에게 감사함을 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더욱더 알리고자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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