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대조영>에서 대조영의 아버지로 자신의 아들 대조영을 도와 발해를 세우는데 일생을 바친 아버지 대중상(실제이름 걸걸중상), 우리에게 알려진 역사나 드라마에서보다 대중상은 대조영보다 훨씬 발해의 건국에 있어 건국자라 할만큼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대조영의 아버지 대중상 그는 과연 누구이며 어떤 삶을 살았을까?
1. 대중상(걸걸중상)은 누구인가?
대중상, 실제이름 걸걸중상은 중국의 역사서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참고로 당시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서는 걸걸중상은 등장하지 않고 그 아들 대조영의 발자취만 언급되어 있으니 <구당서>를 보완하여 다시 쓰인 <신당서>에서는 명확히 걸걸중상의 흔적이 있다. 더군다나 <신당서>에서는 발해의 건국에 대한 언급이 다소 자세하게 쓰여 있기 때문에 더 신뢰할만하다.
1.1.<신당서>에 기록된 대중상의 일생
'고구려의 별종'이라고 역사서에 등장하는 걸걸중상은 당시 말갈 등 여러부족이 있는 영주땅(지금의 랴오닝성 차오양시)에 머물렀다. 별종이라는 뜻은 갈래라는 뜻으로 당시 영주에는 거란, 말갈, 고구려를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백성들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민족의 갈래가 나누어져 있었다. 다시 말해 대중상은 고구려의 갈래라고 생각하면 되고 이는 고구려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보았을때, 대중상은 고구려의 장수였다가 당나라가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고구려 백성을 강제로 끌고 가는 과정에서 영주땅에 유민들과 함께 머물렀던 것으로 추측된다.
Q. 걸걸중상은 왜 '대'씨가 아닌가?
대조영의 아버지라면 대씨여야 하는데 왜 그는 성이 다른가? 이는 추측마다 다른 부분들이 있다. 다만 앞에 쓰인 걸걸은 당시 쓰이던 존칭이라는 설과 걸걸이라는 말이 크다라는 뜻으로 클 대 大와 일치한다는 점 때문에 같다는 설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조영부터 대로 성을 바꾸어 섰다는 설도 있어, 정확히 확인된 것은 없다. 다만 그렇다고 걸걸중상이 대조영의 아버지임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2. 발해 건국을 향한 걸걸중상의 흔적
2.1 영주에서 탈출하고, 고구려 유민을 이끌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당시 영주 땅은 여러 백성들이 모여 살고 있었는데, 말이 좋아 함께한 것이지만 이는 모두 당나라가 억압하고 그들이 다른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기능을 하고 있었다.
특히 당시 당나라의 도독으로 영주를 통치하던 조문홰는 다른 민족들을 무시하며 억압하였다. 이에 696년 거란족을 이끌던 이진충이 반란을 일으켜 조문홰를 죽이고 영주를 차지하였고 거란의 왕 자리에 올랐다. 걸걸중상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갈의 지도자 걸사비우와 함께 영주를 탈출하였고 동쪽에 자리를 잡아 당나라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이들은 요하를 건너 동쪽으로 향해 자리를 잡았는데, <신당서>에서 당시 당나라를 다스리던 측천무후가 이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걸사비우와 걸걸증상에게 공신 자리를 주며 당나라의 신하로 삼아 발해 건국을 막으려 한다. 하지만 걸사비우와 걸걸증상은 이를 거절한다.
이에 화난 측천무후가 이해고를 통해 대군을 이끌게 하여, 고구려와 말갈의 탈출 유민들을 공격하게 하였고, 이 전투에서 걸사비우가 전사하고, 걸걸중상은 이즈음 하여 병을 얻어 죽는다. 이후 그 아들 대조영이 뒤를 이어 고구려와 말갈 유민을 이끌고 천문령에서 승리하고 발해를 세우게 되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당시 발해를 세우기 전까지에 있어 걸걸중상이 고구려 유민을 이끌고 있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역사적 기록이며,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걸걸중상이 병사하지 않았다면 발해를 세운 인물이 대조영이 아닌 걸걸중상일 수도 있었다.
2.2 걸걸중상에 대한 평가
발해건국을 성공시킨 주인공은 단연 대조영이다. 아버지 걸걸중상이 죽자, 이를 빠르게 수습하고 고구려 유민들을 이끌어 이해고의 천문령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 대조영임은 팩트이다.
그러나 드라마가 아닌 실제 역사에서 고구려 유민을 영주 땅에서 이끌며 민심을 얻고, 탈출을 계획하였으며 요하를 넘기까지 이끈 것을 볼 때, 걸걸중상이 없었다면 천문령전투에서 승리할 수 없었던 것도 자명한 사실이라 할 수 있겠다.
사극 <대조영>에서 대조영의 아버지 대중상은 아들 대조영의 그늘에 가려져 있지만 실제 역사에서는 절대 그렇지 않았다. 역사에서 대조영의 시대는 그 아버지 걸걸중상이 죽은 이후, 후계를 이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만큼 걸걸중상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조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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